"그래서 야구는 어렵습니다."
한화 이글스가 올시즌 선두와 2위를 차지한 데에는 선발 투수들의 힘이 컸습니다. 팀 역사상 최초로 15승 이상을 거둔 외국인 투수 코디 폰스(17승)와 라이언 와이스(16승)가 합쳐져 총 33승을 거뒀습니다. 류현진(9승)과 문동주(11승)는 20승을 추가하며 '판타스틱 포'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했습니다. 선발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선두를 달렸습니다.
시즌 후반 정규 시즌에서 아쉽게 1위를 놓쳤지만 한화의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은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는 희망의 핵심 요소였습니다. 단기전은 장기전보다 투구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하고 있고, 한화는 선발 투수전에서 약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화 특유의 힘은 포스트시즌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졌습니다. 폰세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공격진을 지원하며 승기를 잡았지만 6이닝 동안 6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습니다. 이는 시즌 들어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던 기록이자 3이닝 연속 실점을 허용한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합니다.
2차전에서 와이스는 4이닝 동안 4실점을 허용한 후 일찍 끌려갔습니다. 올 시즌 타이거즈를 상대로 타율 2위(.197)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 타이거즈에 9안타를 허용하며 무너졌습니다.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2차전이 끝난 후 "그래서 야구가 이렇게 어려운 거죠. 솔직히 덕아웃에서 보면서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3차전에서 류현진은 3이닝 동안 35개의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좋은 투구를 펼쳤지만, 4회에는 홈런 2개와 4실점을 허용하며 5회를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선발 투수들이 3경기에서 15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지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4차전에서는 개막전에 배정된 신인 정우주가 놀랍게도 3이닝 동안 ⅓ 무실점 투구를 펼쳤습니다. 5차전에서는 폰스가 5이닝 동안 팀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지만, 선발 투수진은 시즌 중만큼 강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도 한화는 선발 투수전에서 패했습니다. 불펜 투수로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MVP 수상의 영예를 안은 문동주는 5회 전 퇴장당해 4.5이닝 동안 4실점(3자책점)을 허용했습니다. 2차전에서는 5일 휴식 후 나온 류현진이 2회에만 5실점을 허용한 뒤 3회에는 박동원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해 3이닝 동안 총 7실점을 허용했습니다. 한 시즌에 7실점을 허용한 적은 없었습니다.
류현진의 붕괴는 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한화 이글스는 1회에 4점을 넣으며 리드를 잡았지만 류현진이 2회에 4점 차 리드를 날릴 것이라고는 예측하기 어려웠습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시작은 좋았지만 투수 쪽에서 예상보다 많은 득점을 올렸다. LG도 좋은 투구를 했다. 추운 날씨는 요인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류현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대를 저버린 마운드의 경기력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올가을 7경기에서 한화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7.28로 치솟으며 정규 시즌 평균자책점(3.55)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그 중 5경기에서 한화는 5회 전에 물러났습니다. 선발 투수들은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며 기세를 내줬고,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불펜진은 시즌에 비해 전력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문동주 감독의 활약을 제외하면 한화의 올 포스트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8.14로 암울합니다. 믿을 만한 불펜 선수가 많지 않아 선발 로테이션을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선발 투수들의 고군분투가 너무 예상치 못해서 김경문 감독은 제구력이 거의 없습니다.
2연패로 한국시리즈를 시작한 한화는 선발 투수들이 반등에 나서야 합니다. 대전으로 연고지를 옮긴 3, 4차전에서는 폰세와 와이스의 원투펀치가 펼쳐집니다. 공격력이 비교적 좋은 편이라 선발 투수들이 최소 5이닝 이상 자신의 몸을 유지하며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전놀이터